2025년 연말 결산 & 회고
올해 가장 많이 본 영화·책·음악, 그리고 나를 지나간 장면들
2025년의 끝자락에 서서 달력을 넘기다 보니, 날짜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어느 날 밤 무심코 틀었던 영화의 마지막 장면,
가방 속에서 구겨진 채 다시 꺼내 읽던 책의 한 문장,
그리고 이유 없이 반복 재생하던 음악 한 곡.
올해는 유난히 “잘 보낸 한 해”라고 말하기보다,
어떻게든 건너온 시간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래서 이 연말 결산은 성과 정리가 아니라,
2025년을 함께 건너오게 해준 영화·책·음악에 대한 조용한 회고다.
🎬 영화 | 2025년, 장면으로 남은 감정들
(2025 올해의 영화 · 연말 결산)
2025년에 가장 많이 본 영화들은 의외로 “이야기”보다 “공기”가 남아 있는 작품들이었다.
줄거리가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아도,
빛의 색감이나 인물의 침묵 같은 것들이 오래 머물렀다.
영화를 보며 울거나 웃기보다는,
그저 가만히 앉아 있다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내 하루를 함께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다.
2025년의 나는 영화 속 인물들처럼
확실한 선택보다는 망설임 속에 더 오래 머물렀고,
그 망설임마저 삶의 일부라는 걸 영화가 대신 말해주었다.
그래서 2025년 올해의 영화는
‘재미있었다’기보다
‘그때의 나를 이해해줬다’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 책 | 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안고 가는 독서
(2025 올해의 책 · 회고)
올해 읽은 책들을 돌아보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읽었다기보다는
버티는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책장을 넘긴 순간들이 많았다.
2025년의 독서는 속도가 느렸다.
한 권을 빨리 끝내기보다,
같은 페이지를 여러 번 다시 읽는 날이 잦았다.
책은 늘 조용한 상담자처럼
“괜찮다”는 말 대신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특히 올해의 책들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보다,
지금의 나를 부정하지 않게 해주었다.
그래서 2025년 올해의 책들은
기억에 남는 문장보다
책을 덮고 난 뒤의 정적이 더 선명하다.
🎧 음악 | 2025년을 견디게 한 반복 재생의 시간
(2025 올해의 음악 · 연말 회고)
음악은 2025년에도 가장 가까운 동반자였다.
글이 막힐 때,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을 때,
음악은 늘 먼저 재생되고 있었다.
올해 많이 들은 음악들은
크게 감정을 끌어올리지 않았다.
대신 하루를 무사히 끝낼 수 있도록
리듬을 조금 낮춰주는 역할을 했다.
어떤 곡은 계절보다 먼저 겨울을 데려왔고,
어떤 음악은 봄이 와도 쉽게 꺼지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2025년 올해의 음악은
기분을 바꾸기보다,
기분을 그대로 두는 법을 알려주었으니까.
🌱 2025년을 보내며, 그리고 2026년을 향해
(회고 · 새해 준비)
이렇게 2025년 연말 결산으로
영화·책·음악을 다시 꺼내보니 공통점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더 재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 빨리 가라고 말하지 않고,
지금 자리에서도 괜찮다고 말해준 것들.
그 덕분에 2025년을 완벽하진 않아도
끝까지 걸어올 수 있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 많이 소비하기보다
더 오래 머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영화 한 편, 책 한 권, 음악 한 곡 앞에서
조금 더 천천히 숨을 고르면서.
2025년을 함께 건너온 이야기들에 감사하며,
이제 조용히 2026년을 준비한다.
아직 목적지는 흐릿하지만,
항해는 이미 시작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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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연말 결산 & 회고
올해의 영화·책·음악을 기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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